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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휘소 평전 / 강주상 by 날다



*2007? 2006?


먼저, 쓴소리 부터 하고 넘어가자.
이 책의 저자는 이제라도 이휘소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야 하고, 또 널리 알리려 이 책을 썼다. 하지만 그런 것에 반해, 이 책은 이휘소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보다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가 지나치게 많다. 그래, 이휘소라는 사람이 물리학에 기여한 바가 높아서 그를 논하는 데 물리학이 빠질 수 없다는 건 이해한다. 하지만,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물리학적 역사와 흐름, 그리고 이휘소가 연구했다던 소립자니, 게이지 이론이니, 이런 것들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기술 할 필요가 있었는가, 하는 의문이 든다. 저자의 의도는 그만큼 이휘소가 뛰어난 인물이었고 물리학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는 걸 알리려는 데 있었음을 이해는 하겠다. 게다가 이휘소가 그의 은사라니 오죽하겠는가. 하지만, 이 책의 저자가 또 다른 책을 쓸 생각이 있다면 모든 독자들이 나 처럼 관대하지 만은 않으리란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. (어찌됐건, 나는 흥미로워 하면서 끝까지 읽었으니까.)

앞에서 이야기 한 대로 이 책은 물리학적 지식이 지나치게 기술되어 있어 이휘소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이 책을 들었던 독자들은 심히 지루하고 따분할 것이다. 만약, 이 책을 집어 든 사람이 물리학도 이거나, 이공계열의 연구원으로서의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히려 흥미로울 수도 있겠고, 그의 지식에 기여하는 바도 있겠고, 생각하는 바도 있을 것이다.

하지만 이 책은 물리학도들의 전공서적도 아니고, 물리학도들의 길잡이로 나온 책도 아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휘소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고자 해서 나온 책임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아쉽고 또 그만큼의 기대감도 심어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.

아쉽다고 함은 이 책만으로는 저자의 의도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에 있다. 기대감이라 함은 이 책을 통해 다른 매체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, 하는 기대감이다. 어찌 됐건 이 책은 이휘소 가까이에 있던 한 인물이 쓴 책이고 그로 인해 이휘소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빙성 높은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었으며 이휘소를 다룬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 볼 때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점이다. 이를 활용하여 영화가 나올 수도 있겠고, 이를 좀 더 재밌게 각색한 또 다른 책이 나올 수도 있겠고 아이들을 상대로 한 위인 만화 같은 것이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. 그로 인해, 저자가 하려던 것, 즉, 이휘소를 제대로,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작업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다.

그리고 이 책의 또다른 의도는 그동안 이휘소에 대해 떠돌던 소문에 대한 해명에 있다. 나는 이휘소라는 이름을 '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' 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 책 속에 묘사된 이휘소의 모습이 내가 이 책을 읽기 전 이휘소에 대해 알고 있던 것의 전부이다. 물론, 소설임을 감안하여 그것이 모두 사실이라고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, 그런 정황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,,하고 생각했던 것이다.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소설속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. 평소 한국 정부에 대한 이휘소의 생각, 그 한국 정부를 대한 태도, 심지어 한국에 억류 당할까 염려하여 한국 일시 귀국조차 꺼려 했다는 증언 등을 실음으로써 그 소설 속의 내용이 모두 거짓임을 밝혀 놓고 있다. 그리고 이러한 해명을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해 놓고 있다. 유가족들에게 아주 중요하고도 민감한 문제임은 이해하지만 책 중간중간에도 직접적으로 거론하고 있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론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이 해명작업을 설싱히 행하고 있다. 이 책의 의도에는 충실한 것이었겠지만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내용에 나중엔 은근히 짜증이 나기도 했음을 고백한다.

어찌됐건, 이 책의 결론은 이휘소는 한국이 배출한 가장 뛰어난 이론물리학자라는 것이다. 이것만은 그 누구의 주관적인 주장도, 날조된 소문도 아닌, 이휘소라는 사람에 대해 내려진 그 시대의 객관적인 평이었던 것이다.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시대에까지 진실이 되고 있다.

 

p.s: 이 책은 기술방식이나 편집상의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. 이는 강주상씨의 잘못일 수도 있고 출판사 측의 잘못일 수도 있다.그리고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널리 읽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물리학에 대한 기술을 좀 가볍게 해야하지 않았나 싶지만, 다시 생각해보니 한 사람의 인생을 논하는 평전에서 그 사람의 인생이 물리학 그 자체였다면 물리학에 대한 기술은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. 그리고 지나치게 많은 기술이라 한 만큼 아주 친절한 기술일 수도 있겠다. 물리학에 대해 지식이 얼마 없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 만큼 자세하게 기술한 것이기 때문이다. 그리고 이 상세한 물리학 기술은 대충 뛰어넘어 읽어도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에는 그리 큰 문제가 없다. 어찌됐건 글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. 여기에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글은 읽는이의 마음가짐에 따라서도 달리 읽히는 것이다. 지적 호기심이 있는 자라면 이 물리학적 기술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으리라.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물리학계의 거장이었던 이휘소 박사의 생애와 그의 연구가 어떠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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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.S 위에까지가 원래의 리뷰였다. P.S는 나중에 덧붙인 것인데..
이유인 즉, 어떤 이로부터 메일을 받았기 때문이었다.
이 책은 네이버 책 서평단 활동을 할 당시 서평도서로 지정된 책이었는데
전체적으로 서평이 그리 좋았던 것 같진 않다. 책 내용의 문제라기보다는
편집의 문제랄까, 글쓰기 방식의 문제랄까, 그런 것이었던 걸로 기억한다.
여하튼, 나는 저자의 제자라는 어느 분에게 메일을 받았고 그 분과 메일을
주고 받으면서 그 분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후에 원문을
고치기 보다는 P.S의 형식을 빌어 글을 추가했었다.

사실, 내가 쓴 리뷰 때문에 메일 받아 본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지만 지금
생각해보니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것은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.


덧글

  • 유이 2010/08/22 11:13 # 삭제 답글

    글 잘 읽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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